탕수육이란?
탕수육(糖水肉, Tangsuyuk)은 돼지고기에 녹말을 묻혀서 튀긴 것에 식초, 간장, 설탕과 여러가지 채소, 녹말물을 넣고 끓여 만든 소스를 곁들여 먹는 중국 탕추 요리이다. 오리고기로도 만들 수 있으며 찹쌀탕수육 등 여러 종류가 있다.
탕수육의 유래 및 종류
● 당(糖)과 식초(醋)가 들어간 탕추(糖醋,sweet and sour)소스를 활용한 요리법은 중국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오래된 요리법이며 각 지역마다 이름과 형태가 조금씩 다른 유사 요리들이 존재한다.
시간이 흐르며 서로의 조리법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고, 한국과 일본 및 동서양의 여러 국가들에도 전해지면서 조금씩 형태가 섞이고 변화되어 전해졌다.
● 중국 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북경 및 산동지역의 "탕추리지(糖醋里脊)"이다. 등심 부위를 손가락처럼 긴 모양으로 잘라 전분반죽을 묻혀서 튀긴다.
녹말이 들어가서 걸쭉한 탕추 소스를 사용하지만 한국식 탕수육과 달리 소스에 양파, 오이 등의 야채가 들어가지는 않으며 신 맛이 강한 편이다. 한국식 중화 요리가 19세기 말~20세기 초 산동 출신 화교들이 인천으로 건너와 개점한 청요리집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한국식 탕수육의 가장 직접적인 유래로 여겨진다.
● 둥베이 지역에서는 "궈바오러우(锅包肉)"가 대표적인 요리이다. 고기를 크고 넓적하고 얇게 저며 감자 전분 반죽을 묻혀서 튀긴다. 튀김은 겉은 바삭하지만 안은 쫄깃한 편이고, 소스는 국내에서 취급하는 가게들의 경우 점도가 낮고 신 맛이 강한 소스, 진득하고 붉은 빛이 나는 양념치킨 소스같은 느낌의 소스, 탕수육 소스와 비슷하지만 색이 밝고 찐득한 소스 등 가게마다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데 어느 게 정석이라기보다는 원래 동북 지방에서도 지역마다 주로 먹는 소스의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다는 모양이다.
한국에서는 '꿔바로우'로 불리며, 2010년대에 한국에 양꼬치/훠궈를 취급하는 중국식 양고기 전문점에서 동북 요리를 함께 많이 선보였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인의 입맛에 매우 잘 맞는 요리였기 때문에 현재는 양꼬치집이 아닌 일반 중화요리집에서도 판매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요리가 되었다.
탕수육의 역사
추(糖醋)소스를 활용한 육류, 어류 요리법은 중국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오래된 요리법이다.
광동 지역 음식인 구라오러우(古老肉)의 경우 19세기 중반 아편 전쟁이후 광동 지역에 들어온 영국인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상인들이 개발했다는 설이 있다. 뼈째 튀겨내는 탕추파이구(糖醋排骨)라는 기존의 돼지갈비 요리를 젓가락질이 서툰 영국인들이 포크만으로 쉽게 먹을 수 있도록 고기만을 동그란 덩어리로 튀겨내는 새로운 요리를 만들었다는 것. 영국인들의 항의로 청나라 조정이 조정 요리사들을 동원해서 개발하였다는 설도 있다. 동북 지역 음식인 꿔바러우(锅包肉) 또한 하얼빈에 방문하는 러시아인들을 위해 개발되었다는 설이 있다.
한국에서는 19세기 말 인천 개항 이후 산동성출신의 화교들이 인천에 차이나타운을 형성하고 식당을 영업하기 시작했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중국 요리가 퍼져나가기 시작해 대도시를 중심으로 여러 중국요리집이 자리잡았다. 이미 1930년대 신문기사를 보면 탕수육이 대표적인 중국요리로 소개되고 있다. 196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중국집이 서민에게도 친숙해졌고, 당시로서는 흔히 접하지 못하던 고기 요리라는 점에서 탕수육은 중국집 고급요리의 대표격으로 인기를 끌게 되었다.
1990년대 이전, 과거의 중국집에서는 덴뿌라라는 별도의 메뉴로 탕수 소스 없이 고기 튀김만을 판매하기도 했다. 지금도 몇몇 중국집에서는 메뉴에 "덴뿌라" 혹은 "고기 튀김" 라는 이름으로 파는 경우를 볼 수 있으며, 푹신하고 바삭한 튀김을 그냥 소금이나 간장에만 찍어서 먹어도 매우 맛있다. 딱딱할 정도의 바삭함을 강조하는 형태로 변형된 현재의 탕수육이 원래는 부드러운 튀김 요리였음을 보여주는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소스 또한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화교 요리사들이 내놓던 탕수육은 달고 신 맛이 있긴 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밋밋한 느낌마저 드는 맛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소스가 부어진 탕수육을 간장 + 식초 + 고춧가루를 섞은 장에 한 번 더 찍어 맛의 균형을 잡았던 것. 그때의 습관이 이어져서 여전히 탕수육을 간장에 한 번 더 찍어먹는 사람들도 많다. 현재도 오래된 중국집에서는 예전 식의 부드러운 튀김과 맑은 색 마일드한 맛의 소스를 찾아볼 수 있다.
현재와 같은 탕수육의 형태는 1990년대 이후, 배달 전문 중국집과 저가 탕수육 프랜차이즈가 늘어나면서 저가 경쟁과 배달음식화의 결과로 변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원래의 탕수육은 질 좋은 녹말로 반죽한 고기를 주문 즉시 튀겨내서, 소스를 부어도 바삭함과 푹신함을 유지하는 음식이었다. 후발주자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튀김 반죽에 밀가루와 화학팽창제를 넣고, 미리 튀겨놓았다가 딱딱하게 다시 튀겨내는 탕수육을 만들어냈다. 소스 또한 떨어지는 튀김의 맛을 감추기 위해 케첩과 과일통조림을 많이 넣어 새콤달콤하고 자극적인 맛으로 바꾸어 놓았다. 저렴한 가격과 자극적인 맛을 무기로 저가 탕수육 프랜차이즈들이 늘어났고, 기존의 중국집들도 이를 따라하며 가격경쟁에 참여하게 되었다. 중국집들이 탕수육의 가격을 낮추고 세트메뉴 등을 내놓는 방식으로 대응한 결과 탕수육 프랜차이즈들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이런 과정에서 탕수육은 저가라는 인식이 자리잡았고, 동시에 탕수육은 짜장면, 짬뽕과 함께 대중적인 음식의 지위 또한 차지하게 되었다.
1990년대 배달음식 시장의 성장과 함께 배달 전문 중국집들이 늘어났다. 중국집들은 배달시에 튀김이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딱딱할 정도로 바삭하게 튀겨냈고, 튀김과 소스를 따로 포장했다. 이는 탕수육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취식 형태를 바꾸어 놓았다. 고기 튀김과 탕수 소스가 하나가 된 형태의 음식이 탕수육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또다른 배달음식인 후라이드 치킨처럼 소스와 튀김을 별개로 인식하거나 소스 없는 튀김만을 탕수육이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또한 따로 나온 튀김의 바삭한 맛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탕수소스를 찍어 먹는 식으로 취식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게 되었다.
정리하자면, 한국에서 탕수육은 원래 마일드한 탕수 소스를 푹신하고 부드러운 튀김에 부어서 먹는 고급 중국요리였지만 바삭한 튀김과 새콤달콤한 맛이 강조된 소스의 대중적인 음식으로 변화되었고, 배달 탕수육이 일반화되며 튀김에 탕수 소스를 따로 찍어 먹는 취식 형태가 전통적인 부어먹는 취식 형태를 위협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탕수육의 재료 및 조리
사용하는 재료, 요리법 등에서 중화 요리의 기술을 두루 요하며 선호도 또한 높게 나타나 이 요리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중국집 주방장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
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뒷다리살을 이용해서 만들며, 등심을 사용하거나 앞다리살을 쓰는 경우도 있다. 뒷다리살은 쫄깃한 맛이 강하고, 등심은 상대적으로 부드럽다. 고기를 길쭉하게 써는 경우와 작게 써는 경우로 나뉘는데, 고기를 써는 모양과 크기에 따라서 식감이 달라진다.
반죽은 옥수수, 감자, 고구마 전분을 사용한다. 옥수수 전분의 경우 맛이 가장 떨어지나 값이 싸고, 가장 비싼 고구마 전분의 경우 맛은 좋으나 난이도 역시 비교적 높다. 감자 전분이 가장 무난하며 대부분의 중국집에서 사용한다. 비법으로 반죽에 달갈흰자, 식용유, 간장, 찹쌀가루 등을 첨가하는 중국집도 있다. 전분의 종류와 배합 비율에 따라 맛과 식감의 차이가 생긴다고 하며, 쫄깃한 맛은 찹쌀이 아닌 감자전분의 맛이라고 한다.
느끼함을 줄이고 바삭한 맛을 더하기 위해 고기를 두 번에 걸쳐서 튀긴다. 튀김 과정은 시간이 상당히 걸리기 때문에, 바쁠 때는 초벌 튀김을 미리 해 놓는 중국집도 있다.
소스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서도 중국집 간의 맛의 차이가 크다. 오이, 당근, 양파, 피망, 목이버섯 등을 볶은 후 육수와 설탕, 식초, 간장, 조미료를 끓이고 전분물을 섞어 걸쭉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형태이며, 여기에 굴소스나 파인애플 등을 첨가하기도 한다. 새콤달콤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 과일통조림(후르츠 칵테일)의 국물과 건더기에 케첩을 사용해 소스를 만드는 중국집도 많다. 야식집이나 배달 전문 중국집들에서 케첩의 강한 맛을 이용해 저질 고기와 튀김의 부족한 맛을 가리는 역할을 한다고 비판받기도 한다.
서비스 메뉴로 전락한 군만두가 대부분 냉동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탕수육도 냉동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직접 반죽하여 조리한 탕수육과 냉동 탕수육의 맛의 차이가 쉽게 눈치챌 수 있을 만큼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중국집에서는 탕수육을 직접 조리해서 판매한다. 배달 전문 중국집에서는 그날그날 공장에서 대량으로 초벌 튀김한 고기를 받아다 한 번 더 튀겨서 소스와 함께 내놓는 경우도 많다. 포장비나 냉동비가 안 드니 냉동보다 공장제 초벌 튀김이 원가가 더 싸다고. 저가형 탕수육 전문점이나 배달야식집, 분식집, 뷔페, 단체 급식 등의 경우에는 냉동 탕수육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탕수육 조리법(레시피)
재료
돼지고기(기름기가 적은 등심이나 뒷다리를 주로 사용), 채소(양파, 목이버섯, 당근, 오이, 피망, 대파, 생강, 마늘 등), 조미료(간장, 맛술, 식초, 설탕, 후춧가루), 전분(밀가루를 약간 첨가하는 경우도 있음), 계란 흰자(물로 대체 가능), 후르츠칵테일 통조림, 토마토케첩, 식용유
조리법(레시피)
1. 고기와 반죽 준비하기
고기를 근육 결 직각 반대 방향으로 손가락 모양으로 썰어(또는 정육점에서 썰어 나온 고기를 사용) 간장 1 작은술(소금으로 간하기도 한다), 청주 0.5 작은술(생강을 갈아 청주에 섞어도 좋다. 정통식은 생강 필수.), 후춧가루 약간으로 밑간한다. 5분 정도 후 간이 배면 여분의 물기를 제거한후 전분과 계란 흰자(또는 물)의 비율을 1:0.8 정도로 맞추어 반죽을 만든다. 거기에 밑간한 고기를 버무려 반죽이 골고루 묻게한다. 이때 반죽은 묽은 것보다 살짝 되직한게 좋다. 위 방법은 간소화된 것으로, 대부분의 중국집 주방에서는 바삭함을 더하기 위해 녹말물을 만들어 가라앉은 녹말반죽을 사용한다.
2. 튀기기
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붓고 강불로 가열한다. 어느 정도 기름에 열기가 올라왔을 때 반죽을 살짝 떨어뜨려본다. 가라앉지 않고 반죽이 익으며 떠오르면 불을 중약불로 줄이고 튀김옷을 입힌 고기를 차례차례 넣는다. 튀김이 갈색과 노란색의 중간색 정도가 되면 차례차례 건져서 체에 받쳐서 기름을 뺀다. 그 다음 강불로 불을 올리고 튀긴 고기를 한번 더 튀겨 바삭하게 만든다. 튀김 색이 전체적으로 약간의 갈색이 보이면 건진다. 건진 후 기름을 최대한 뺀다.
3. 소스 만들기
소스 팬에 식초 5큰술, 간장 3큰술, 설탕 5큰술을 넣고 잘 섞어준 다음 야채를 넣는다. 굴소스와 노추를 가미하여 풍미를 더하기도 한다. 취향에 따라 케첩을 1큰술 정도 넣기도 한다. 순서는 당근-양파-목이버섯-녹색 채소순. 볶으면서 후르츠 칵테일 통조림 작은 것 한 캔 넣어주고 소금 0.5 티스푼 정도를 넣고 계속 끓여준다. 끓기 시작하면 전분 1 큰술에 물을 3분의 1컵 정도 넣어 녹말물을 만든다. 끓고 있을 때 녹말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저으면서 소스의 점도 조절을 한다. 원하는 점도로 소스가 완성되면 불을 끈다.
4. 내놓기
그릇에 튀김을 담고 그 위에 소스를 부어서 낸다. 기술이 어느 정도 있으면 소스에 튀김을 넣어 볶아낼수도 있다. 취향에 따라 간장 두 큰술, 설탕 반 큰술, 식초 한 큰술, 참기름 약간, 고춧가루 한 티스푼을 섞은 양념 간장을 따로 만들어 내놓는 경우도 있다.
가정에서 만드는 경우 튀김 가루나 부침 가루 등에 전분을 섞어 튀김옷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밀가루를 슬 때면 박력분을 써야 바삭하게 된다. 기름의 소모를 줄이기 위해서 기름을 팬에 넉넉히 둘러서 전을 부치듯이 튀길 수도 있으며, 이런 경우 기름에 잠기도록 튀기는 것보다 좀 더 오래 튀겨야 한다. 두 번 튀기는 대신 고기가 익을 정도로 충분한 시간동안 한 번에 튀기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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